국내 연구진이 우리 몸에서 암을 촉진시키는 효소를 발견했다. 효소의 발현 정도에 따라 암으로 인한 사망률에 차이가 있어 새로운 암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.
성균관대 약대 한정환 교수팀은 `핌트(PIMT)`라는 효소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인 `p53`의 기능을 방해해 암을 유발하거나 촉진시킨다고 10일 밝혔다. 연구결과는 과학 학술지 `네이처`의 자매지인 `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` 지난달 27일자에 게재됐다.
p53 유전자는 세포의 이상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`항암 유전자`라고도 불린다. 많은 과학자들은 p53을 이용해 암 치료제를 개발하려 했지만 임상실험에서는 기대와 달리 효과가 거의 없고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.
한 교수팀은 핌트가 p53을 감소시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. 한 교수는 "p53만 조절했을 때 부작용이 많았던 이유는 조절 원리를 몰랐기 때문"이라며 "핌트가 p53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암 발생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했다"고 설명했다.
실제로 여러 종류의 암세포에서 핌트의 발현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. 특히 핌트가 지나치게 발현된 암 환자의 생존률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약 20% 낮은 것으로 나타나 핌트를 새로운 신약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. 한 교수는 "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의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적용되는 것도 확인했다"며 "새로운 암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"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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